소싯적 <바람의 검심>을 봤던 저같은 늙크크들 중에서 후지타 고로는 몰라도 사이토 하지메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

막부 말기 신선조 3번대 조장이던 사이토 하지메는 당시 신선조 간부 중에선 드물게 살아서 메이지 유신을 맞이한 사람이었습니다.
막부군이 최후까지 저항했던 아이즈번(현재 후쿠시마 현. 그 발전소 터진곳 맞음)에서 항복하며 종전을 맞은 사이토는 아이즈번의 영지 처분(유배)에 따라 북쪽인 아오모리현 지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당시부터 그는 후지타 고로 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이곳에서 가정을 이룬 사이토는 몇년 뒤 경찰로 채용됩니다.
당시 구 막부군 출신 무사들 중에선 신편 경찰에 취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사이토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리하여 1877년 기록엔 '경부보 후지타 고로'로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1877년 시마즈 지역(현재 가고시마현)에서 반정부 봉기인 서남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 진대 병력 뿐 아니라 경찰까지도 투입되었고 사이토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곳에서 과거 보신전쟁에서의 복수를 할수 있었지요.
서남전쟁 종전 이후 다시 평범한 경찰로 돌아갔고, 경찰 은퇴 이후엔 간수, 수위 등으로 말년을 보냅니다.
같은 신선조 간부 출신 생존자로 많은 기록을 남긴 나가쿠라 신파치에 비하면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고, 신선조의 사이토 하지메가 아닌 아이즈 출신 후지타 고로로써 조용히 살아갔습니다.
그럼에도 검도실력은 녹슬지 않았다니 은퇴한 역전의 용사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국내에 번역되어 들어온 작품 중 <바람의 검 신선조>, <타올라라 검>, <바람의 빛> 등에서 은퇴 후 사이토의 생활이 짧게 언급되는데 이 작품 속에서도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히지카타 토시조처럼 끝까지 신념을 위해 싸우다 가는것이 이상적이라 생각하지만, 사이토 처럼 가정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화판 사이토와 실제 말년의 사이토.
외모의 느낌이 비슷합니다.)
얼마전 9월28일이 그의 사망 111주기였습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당시 인물 중에서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꽤나 있을 정도이니 대단한 말년이 아니더라도 상당히 가치있는 삶이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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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3-05-08